"인생의 나이테"
원목 가구를 보면 나이테가 고스란히 보여집니다. 나이테가 보여지는 것이 원목 가구의 멋이기도 하지만 그 나무가 세월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지진이 난 현장에서 땅의 단면을 보게될 때가 있습니다. 색이 다른 층들이 샌드위치처럼 잘 쌓여져 있습니다. 이 퇴적층은 땅이 살아온 세월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원목이나 퇴적층 뿐 아니라 모든 것에는 보이든, 보이지 않든 세월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집니다. 우리의 인생도 그렇습니다. 내 인생의 모습을 감춰보려고 해도 내 얼굴에 희노애락의 세월이 모두 고스란히 담겨지기 때문에 감출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나이 들면 내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얘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영혼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살다가 저 세상으로 가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것에는 시작과 끝이 있는 것처럼 우리 삶의 끝에 반드시 우리인생의 나이테를 점검해야 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생 가운데는 내 인생을 스스로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 시간을 넘을 때, 죽음을 만날 때는 내 인생을 평가하시는 하나님과의 독대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인생은 그 시간을 준비하는 시간입니다. 성찰하는 것은 하나님과의 만남을 준비하는 과정입니다. 장례식장에 갈 때마다 삶을 돌아보는 것처럼 분주함 가운데서도 늘 내 삶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그 과정이 우리 얼굴에 고스란히 나이테처럼 담겨지게 됩니다. 오늘도 내 얼굴에 하나님을 향한 샘솟는 기쁨과 주시는 평안을 담는 하루되시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칫집에 가는 것보다 나으니 모든 사람의 끝이 이와 같이 됨이라 산 자는 이것을 그의 마음에 둘지어다” (전도서 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