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전설과 같은 성악가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내일이면 80이 되신다는 그 분의 노래를 들을 수 있게 되어 설레였습니다. 감기에 컨디션이 많이 좋지 않으셨다고는 했지만 생각보다 힘들게 노래하셨습니다. 연세도 많고 컨디션도 좋지 않고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청중을 만나러 나온 그 모습 자체가 참으로 대단해보였지만 또 한편으로는 세월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성악계의 전설이고 많은 후배들을 양성하고 세계의 유명한 장소에서 수 천 번의 공연을 했던 분이셨지만 세월을 이길 수는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며 빨리도 큰다고, 벌써 나이가 그렇게 되었냐고 하면서 내가 나이 먹는 것을 잊어버릴 때가 종종 있습니다. 세월은 그렇게도 빨리 흘러갑니다. 믿음의 사람들은 흘러가는 시간을 대할 때도 청지기적인 삶의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우리에게 맡겨주신 소명, 섬기고 전하고 사랑하라 말씀하신 사명을 주어진 시간 가운데 해내야 합니다. 10대에 20대를 준비하듯, 20대에 30대를 준비하는 것처럼, 30대에 40대를, 40대에 50대를, 50대에 60대를, 60대에 노후를 준비해야하는 것처럼 주어진 시간 가운데 주신 소명과 사명을 준비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시간은 활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빠릅니다. 주신 때에. 주신 지혜로 빛된 자녀로서. 청지기로서 오늘을 살아가시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