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Church

큐티/공지

며칠 전 아들이 속이 좋지 않다더니 몇 번을 화장실에 다녀오고도 아파했습니다. 힘이 너무 없다고 힘을 내야겠다는 말을 무심코 내뱉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힘이 없을 때는 힘을 빼고 좀 쉬는 것도 방법입니다. 너무 몸에 힘이 없으니 다른 방도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너무나 분주한 삶을 살아가다보니 힘을 빼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합니다늘 어려운 일은 극복해야 하고 문제는 풀어야 하며 분주함을 맞닥뜨려야 하는 일로만 생각합니다. 사실 생각만 그럴 뿐 대부분 결정적인 순간에 회피하고 합리화하며 살아갑니다. 그럼에도 극복하려고 덤벼듭니다.

 

중요한 것은 힘을 빼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쉼을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기다리는 일을 굉장히 어렵게 생각합니다. 사실 저도 기다리는 것에 지쳐 살았습니다.

 

하나님께 기도하고도 또 기도하며 하나님을 종용했습니다. ‘들으셨나요? 접수되셨나요? 아직도 고민하고 계신가요?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까요? 이번 일은 제가 알아서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그냥 할게요.’ 개척하고 나서도 그랬습니다. ‘너무 춥습니다. 너무 덥습니다. 언제까지 이런 곳에 저를 두실 생각이신가요? 성도가 있어야 교회가 아닌가요? 어떻게 해야 성도가 오는 건가요? 성도가 자라지 않습니다. 어떻게 가르치고 케어 해야만 자라나는 걸까요? 도대체 얼마나 더 기다려야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목회를 할 수 있는 건가요?’

 

기다리는 것이 너무나도 힘들었습니다. ‘극복해야 한다. 풀어내야 한다.’는 생각을 강박관념처럼 달고 살았습니다. 아마 대부분 저처럼 살고 있을 거라 여겨집니다. 사실 이 모든 것의 해답은 힘을 빼는 것에 있습니다.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것, 사역을 하는 것의 해답, 삶을 살아내는 방법도 힘을 빼는 것에 있습니다힘을 내야만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기독교의 핵심은 자기를 부인하는 것에 있습니다. 누군가 거슬리는 말을 할 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내어 그 연약함을 하나님께 고백하고 도움을 구하는 것에 있습니다. 내 힘이 없어지는 일입니다.

 

그리스도인이 세상 사람들보다, 그 누구보다 능동적으로 살아낼 수 있는 이유는 기도의 자리, 하나님과의 만남의 자리, 예배의 자리, 임재의 자리에서 그 누구보다 수동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없이는 살 수 없다는, 도와주지 않으시면 어떤 것도 할 수 없다는 수동적 자세입니다. 기도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믿음입니다.

 

온전한 신앙생활을 한 그리스도인이라면 힘 빼는 법을 압니다. 내어드리고 맡긴 경험이 있습니다. 인생의 바닥에서 오롯이 예수님의 도움을 구한 절실함과 진실함의 체험이 있습니다. 내 힘이 아닌 하나님의 능력으로 살아난 나의 하나님이 있습니다.

 

내가 만난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내가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오늘도 말씀을 의지하고 성령을 따라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가장 본질적인 질문이 내게 있어야만 합니다. 그래야 내 힘으로 사는 것이 아닌 하나님의 능력으로 살아낼 수 있습니다. ‘기다림감사함이 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오늘 되시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이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마태복음 1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