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Church

큐티/공지

오늘 아침에는 아이들에게 부대찌개를 끓여줬습니다. 부대찌개 재료를 모아놓은 것을 사다 끓이는데 육수도 없어서 물을 넣고 끓였습니다. 보기에도 맛없어 보이고 밍밍합니다하지만 부대찌개 양념을 넣고 한참을 끓이니 맛이 제법 올라옵니다. 아주 진한 맛은 아니었지만 몇 가지의 재료가 우러나와 어느새 음식이 됩니다. 아주 먹을 만 했습니다.

 

부대찌개를 끓이면서 몇 가지 생각이 스쳐갑니다.

 

우리교회가 예전에는 참 진한 맛이 있었고 다양함도 있을 뿐 아니라 재미와 역동성까지도 있었는데 언제부터 그런 맛을 잃었을까?’ 답답한 마음이 또 올라옵니다. 이전처럼 진한 육수와 같은 헌신과 사랑은 없다고 하더라도 어우러짐 속에서 나오는 맛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이 또한 없음이 한탄스러웠습니다.

 

요즘 성도들은 부대끼는 것을 싫어합니다. 자신의 영역이 분명해서 아무리 같은 교회 식구라고 하더라도 건드리지 말아야 할 부분을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어느 순간부터 멀리합니다. 행사를 위한 행사를 무척이나 싫어하지만 이제는 모여서 얼굴 보는 것도 힘든 것이 교회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교회와 가정이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각자 개인이 중심이 된 삶을 살다보니 우리나라 특유의 ()’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서로의 가정을 서로 함께 돌보던 가정이었지만 이제는 자신의 집을 내어주는 것도 꺼립니다. 이전에는 심방을 큰 기쁨으로 여겼지만 이제는 피하고 언급조차 하지 않는 것이 미덕처럼 되었습니다.

 

진한 육수는 아니더라도 서로 어우러져 때로는 기쁨도 나누고 슬픔도 경험하고 관계의 트러짐 속에서 성장하고 위로하며 맛있는 음식이 되었던 모든 과정이 사라지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한국교회가 지금의 현실을 맞이한 것은 목회자의 잘못이 큽니다. 말씀대로 살지 못하고 세상 사람보다 더 세상적으로 살았고 속사람이 아닌 겉사람에 치중했으며 세상의 온갖 좋다는 것을 교회에 들여와 오염시켰습니다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교회에 속한 사람에게 있습니다. 개인주의로 치닫고 있는 세상 가운데 함께 함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부대끼며 사랑을 경험하기보다는 편리함 속에서 자신만의 거짓된 평안을 구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안타까운 것은 교회가 연합되지 못하고 어우러지지 않음에 세상 속에서 소금의 맛을 잃었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을 경험하고 나누고 연합되지 못했기에 예수님 말씀대로 버려지고 치이고 밟히는 일이 우리 현실에 벌어진 것입니다하나님의 성도로 부르심, 교회로 부르심, 제자로 부르심, 자녀로 부르심의 응답은커녕 그 이유조차 알지 못한 체 제멋대로 자신의 마음에 편한 그대로 스스로를 위로하고 왜곡된 자기 사랑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위적인 하나됨, 무언가 이루기 위해서 하나 되는 것이 아닌 한 성령 안에서 한 소망 안에서 그 사랑 안에서 부르심의 이유를 발견하고 맛있게 교회되는 오늘 되시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그러므로 주 안에서 갇힌 내가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가 부르심을 받은 일에 합당하게 행하여 모든 겸손과 온유로 하고 오래 참음으로 사랑 가운데서

 서로 용납하고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 몸이 하나요 성령도 한 분이시니 이와 같이 너희가 부르심의 한 소망 안에서

 부르심을 받았느니라” (에베소서 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