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예배를 드리는 도중에 갑자기 경찰이 불쑥 들어왔습니다. 찬양을 하고 있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실내화도 신지 않은 채 뭐라고 말하면서 손가락을 휘둘렀습니다. 알고 보니 주변에 사는 사람이 이곳에서 예배를 드린다고 신고를 했던 모양입니다. 경찰은 3명뿐인 인원수와 온라인 예배를 진행하는 것을 확인한 후 창문을 닫아줄 것을 요청하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민원은 이랬습니다. “교회에서 대면예배를 드리고 있다. 찬양소리가 엄청 크게 들려서 불안하고 두렵다.”
사실 예배 중 경찰이 들어온 것만으로 마음이 덜컥했습니다. 중국에서 예배를 드리던 중 공안이 찾아와 목사와 성도들을 잡아가는 이야기를 너무도 많이 들어왔는데 그 모습이 순간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뭐라고 하던 찬양을 멈추지 않고, 예배를 멈추지 않고 계속 해야 한다는 생각만 가득했습니다. 언젠가는 이렇게 예배를 하다 중국과 북한처럼 잡혀가는 날이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스쳐갔습니다.
나중에 자초지종을 알게 된 후 들은 생각은 이곳으로 이사 온 지 5년 가까이 됐고 코로나 이후도 계속 찬양과 예배를 온라인으로 드려왔는데 그것도 불과 3명이 찬양을 드렸을 뿐인데 민원이 들어왔다는 것, 찬양소리가 커서 불안하다는 것이 참 신기했습니다.
몇 가지의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는 것만으로도 민원을 넣을 수 있는데 예배를 방해받은 우리는 그들에게 어떤 민원을 넣을 수 있을까? 말해왔던 대로 언젠가 예배를 드릴 수 없는 때가 올 수 있을 텐데 준비를 제대로 하고 있는가? 여러 교회들로 인해 교회가 세상의 지탄을 받게 되었는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정답은 간단하게 정리되었습니다. 코로나19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든, 하나님이 주신 전염병이든 결국 하나님의 컨트롤 안에 있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를 누가 어떻게 이용하든 이 또한 하나님의 컨트롤 안에 있습니다. 중요한 건 이렇게 교회가 폄하되고 눈치 볼 수밖에 없는 이 상황에도 생명은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금껏 해왔던 생명을 나누지 못함으로 영적인 생명이 꺼져가고 있음을 깨닫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잠재적 어려움은 쌓여 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300여명의 생명을 잃었습니다. 너무나도 슬픈 일입니다. 하지만 매일처럼 40명 가까운 사람들이 자살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계십니까? 우리가 코로나19로 거의 8개월 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계산해보면 9,600명의 생명을 잃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자살률이 급격하게 높아졌다고 합니다. 참고로 교통사고로 작년 한 해에는 3천3백여 명이 생명을 잃었습니다.
대면으로 예배드리는 것이 정부에서 말하는 것처럼 전염병을 일으키는 온상이 되고 교회 밖 많은 사람들에게 위험요소가 된다면 멈춰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영성을 지키고 생명을 나누는 일들은 지혜롭고 건강하게 지속해야 합니다.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커져버린 형국입니다. 우리의 시선을 코로나19와 세상의 시선에 빼앗겨 버린 형국입니다.
하나님은 기드온과 함께 하는 32,000명의 군대를 다 보내고 300명의 용사만 남기셨습니다. 이들을 치러온 아말렉의 군사는 무려 135,000명이었습니다. 3명이 찬양한 것이 두려워 민원을 넣은 수많은 사람들. 그들의 시선이 아닌 하나님만을 경외함을 다시 배운 하루였습니다. 오직 하나님만을 사모하는 오늘 되시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군대가 나를 대적하여 진 칠지라도 내 마음이 두렵지 아니하며 전쟁이 일어나 나를 치려 할지라도 나는 여전히 태연하리로다 내가 여호와께 바라는
한 가지 일 그것을 구하리니 곧 내가 내 평생에 여호와의 집에 살면서 여호와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그의 성전에서 사모하는 그것이라” (시편 2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