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선배님이 하시는 일을 돕고 있습니다. 3년 째 하고 있는 20명 미만의 미자립/개척교회에 후원물품을 보내는 일입니다. 선배님이 외국으로 선교를 나가셔서 몇 분의 동역자와 함께 준비하고 있습니다. 의미를 더하기 위해 일대일 매칭후원으로 하다 보니 손도 많이 가야하고 신경도 많이 써야 합니다. 곳곳에서 후원물품 보내주시는 것을 한 곳에 모으고 물품을 구입해 팩킹/발송하는 일까지 감당해야 합니다.
바쁜 저에게 딸아이가 묻습니다. “아빠! 어려운 교회는 큰교회가 도와야지 왜 아빠도 작은 교회인데 돕고 있는 거에요?”
그래서 대답했습니다. “어려운 사람의 마음은 어려움을 함께 겪고 있는 사람이 제일 잘 알 수 있단다.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닌, 어려웠던 시절을 잊은 사람이 아닌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 알 수 있는 거야. 하나님이 마음 주시면 그 사람이 하면 되는 거야”
그렇습니다. 아픔을 경험한 사람이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을 위로할 수 있습니다. 어려움을 경험한 사람이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공감할 수 있습니다. 상실과 절망을 경험한 사람이 소망을 전할 수 있습니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달되는 것은 형식으로, 말로 되지 않습니다.
관계를 맺고 살아가다보면 상대방은 늘 내 마음과 같지 않습니다. 잘 통하는 것 같다가도 틀어지고 틀어질 것 같은데 잘 맞기도 합니다. 그래서 늘 관계가 어렵고 제일 힘이 듭니다. 하지만 허락하시는 과정이 있습니다. 결혼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로에게 매력을 느껴 결혼해 살다보면 나와 너무나도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사랑의 콩깍지가 씌워져 나와 다른 부분이 매력으로 보인 것이 아니라 서로를 헤아리는 과정을 겪게 하시고 서로를 위로하고 사랑하는 하나 되는 과정으로 인도하시는 것입니다.
가족에게까지 사기를 치는 야곱을 하나님은 더 큰 사기꾼인 라반에게 붙이셨습니다. 그 이유도 같은 이유일 것입니다. 상대방을 통해 스스로를 바라보게 하신 것입니다. 그럼으로 회복을 경험케 하시고 지경을 넓히시며 사랑과 용서의 마음으로 자라게 하시는 하나님의 방법입니다.
너무나도 못난 나를 바라보며 한탄하고 넘어져 절망하는 것이 아니라 나보다 더 힘들어하는, 내가 겪은 그 아픔 가운데 있는 이웃의 손을 붙들고 기도로 깨워 세우며 섬길 수 있도록 우리를 정금과 같이 단련시키십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하십니다. 그래서 목회자들은 환란과 연단이 많이 깊습니다. 겪지 않아도 될 많은 것을 경험함으로 낮아진 마음을 소유해 겸손히 섬길 수 있게 하십니다. 회복시키심으로 회복된 마음으로 하나님의 사랑이 무엇인지, 예수님의 마음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그 사랑을 가르치고 나눌 수 있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늘 기도합니다. 나 뿐 아니라 우리 성도들이, 교회마다 하나님의 사랑이 부어질 수 있도록, 하나님의 지혜가 임할 수 있도록, 하나님의 마음이 가득 채워질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그리고 마음 주시는 것, 보여주시는 것을 향해 묵묵히 걸어갑니다.
지금 겪는 어려움, 억울함, 절망이 다른 누군가를 살릴 수 있는 일임을 기억하고 감사함으로 걸어내는 오늘 되시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형제를 사랑하여 서로 우애하고 존경하기를 서로 먼저 하며 부지런하여 게으르지 말고 열심을 품고 주를 섬기라 소망 중에 즐거워하며 환난 중에 참으며
기도에 항상 힘쓰며 성도들의 쓸 것을 공급하며 손 대접하기를 힘쓰라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축복하라 축복하고 저주하지 말라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로마서 12: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