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너무나 어려운 때에 모두가 다 힘들겠지만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들의 낙심이 제일 크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세상에 나오기 위해 오랜 시간에 걸쳐 온갖 준비를 다 했을 텐데 아직 면접 한 번 제대로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취업을 열심히 준비하다가 만만치 않자 작은 음식점, 조금만 회사를 운영해보려고 밤낮 없이 준비하던 청년, 제2의 인생을 준비하려던 은퇴자들 또한 절망에 놓여 있을 것입니다. 또, 사업이 잘되어 확장하려던 사람들도 예기치 못한 폭탄이 터진 것과 같은 어려움을 만났을 것입니다.
저와 같은 개척교회 목사의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언가 될 듯, 열릴 듯 할 때마다 대형교회 비리가 터져 나오고 교회 전체가 욕을 먹는 일이 생겨나고 종국에는 교회 문을 닫아야 하는 지금과 같은 상황은 앞이 보이지 않는 암흑 속에 있는 것과 같은 마음이 듭니다. 대처할 수 있는 능력도 없을 뿐 아니라 온라인 예배 자체만을 준비하는 것도 버겁습니다. 성도들 또한 영적으로 살아나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코로나에 걸리지 않는 예방에 대한 마음이 더 크기에 케어 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애통함과 안타까움, 분노와 아픔이 뒤섞여 의욕을 상실하거나 어찌할 바를 알지 못해 매일 울며 기도의 자리를 지키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던 중 이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코로나19의 상황으로 교회는 ‘핍박’당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징계’받는 아닐까? 지금 내가 해야 하는 것이 아닌 하나님이 원하는 일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지금 시즌 가운데 내 역할은 어디에 있을까? 지금 시대 가운데 내 부르심의 소망은 어디에 있는 걸까?
열심히 사는 것,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부르심의 이유, 내가 해야 하는 일, 있어야 할 곳을 점검하는 것이 먼저가 되어야 합니다. 분명한 것은 그리스도인은 어떤 상황 가운데서도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절망적인 어둠 가운데서, 어떤 곳에서든 빛을 비추는 자가 되어야 하는 것, 소금이 되어 부패하지 않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 우리의 존재됨으로 하나님의 일하심이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내 꿈이 아닌 하나님의 비전에 참여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내 뜻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묻는 자가 되어야 하고 하나님의 시선이 어디에 멈춰있는지, 하나님의 마음에 어떤 것이 담겨 있는지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자연히 기도의 자리에 나아갈 수밖에 없으며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게 될 것이고 가정과 자녀를 세우는데 힘쓰게 될 것이며 부르심의 소망, 빛과 소금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하나님만을 의지하게 될 것입니다.
어둠 가운데 빛은 더 밝게 빛날 것이며 맛을 잃은 세상 가운데 더 필요한 존재가 될 것입니다. 부르심의 소망 가운데 살아감으로 영광이 풍성함을 경험하게 될 것이고 하나님의 베푸신 능력이 얼마나 큰 지를 몸소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간절히 하나님의 뜻을 묻는 그 기도의 자리마다 영을 부어주셔서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하시고 마음의 눈을 열어주셔서 부르심의 소망과 어둠 가운데 빛됨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오늘 되시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 영광의 아버지께서 지혜와 계시의 영을 너희에게 주사 하나님을 알게 하시고 너희 마음의 눈을 밝히사
그의 부르심의 소망이 무엇이며 성도 안에서 그 기업의 영광의 풍성함이 무엇이며 그의 힘의 위력으로 역사하심을 따라 믿는
우리에게 베푸신 능력의 지극히 크심이 어떠한 것을 너희로 알게 하시기를 구하노라” (에베소서 1:1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