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Church

큐티/공지

 

어젯밤, 이제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아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결론이었지만 접근은 조금 달랐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자신의 처지를 바꿀 수 없고 벗어날 수 없는 구조와 환경으로 사회적 약자가 앞으로는 더 많이 생겨나 갈수록 불안정해질 것이기에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사는 것은 의미 없어질 것이다. 성경적으로 하나님의 마음, 사회적 약자를 향한 예수님의 삶, 사랑과 생명의 흐름이 모두 위에서 아래로 흘러야 하는 나눔의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지만 실제로도 자신만을 위한 삶은 의미가 없게 될 것이다.

 

내 자녀만 잘 되게 하고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식의 생각으로는 모두가 똑같은 처지를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다. 공동체 의식 없이는 결국 더 많은 불평등을 양산해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도 사회적 약자이지만 지금의 사회구조 속에서 앞으로는 상위 1%도 되지 않는 사람들이 부를 독점하게 될 것이고 그들을 위한 법이 만들어지고 그들만이 누리는 세상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만이 아닌 우리를 위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더 열심히 해야 하고 더 넓은 세상을 바라봐야 하며 하나님을 향한 진리의 기준이 선명하지 않으면 안 되기에 치열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아들에게 이야기한 결론입니다.

 

사회의 구조를 한 순간에 바꿀 수는 없습니다. 사회적 불평등과 불균형을 하루아침에 평등과 균형으로 만들어낼 수는 없습니다. 개인의 구원도 그럴 터인데 사회적 구원은 더더욱 그런 것입니다. 그렇다고 비판만 해서도 안 됩니다. 말만으로는 어떤 것도 불가능합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삶의 자리입니다. 내가 있는 곳에서 불평만 하고 있고 비판만 넘친다면 정말 희망이 없습니다.

 

하지만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묵묵히 사명을 다하고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보잘 것 없는 직장, 내가 없어도 되는 자리에 관계없이 주어진 곳에서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면 달라집니다.

 

나만이 아닌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하며 섬기는 자리, 말씀으로 용기있게 살아내는 자리, 우리 자녀들에게 내 삶의 자리를 모두 보여줘도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삶을 살아내면 세상은 조금씩 분명하게 달라지는 것입니다.

 

세상은 점점 악해지면 악해졌지 선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불평등은 커지고 사회적 약자는 늘어날 것입니다. 내 노력과 수고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명으로 살아내야 합니다. 성경에서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삶의 자리에서 해낼 것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빛이 숨는다고 숨겨지는 것도 아닙니다. 굵은 소금 몇 알로 존재가 증명될 수 있지만 맛을 잃으면 버려지게 될 뿐입니다. 빛은 쏟아내야 하고 소금은 녹아져야 합니다. 크기에 관계없이 결국 존재가 증명되어져야 합니다. 나만을 위한 삶이 아닌 우리를 위한 삶으로 전제되어 있습니다. 공동체, 함께 하는 것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공부해야 할 이유이고 각자의 자리에서 힘껏 살아내야 하는 이유입니다.

 

세상의 인정을 받기 위함이 아닌 그것이 믿는 자들의 사명이며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본분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묵묵히 각자의 자리에서 빛과 소금으로 걸어내시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 (마태복음 5:1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