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Church

큐티/공지

간혹 마음이 어려울 때가 찾아옵니다.

 

매주 설교하지만 성도를 설득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입니다. 하나님의 말씀, 그 능력의 말씀을 선포함에도 변하지 않고 살던 모습 그대로 살아가는 성도의 모습을 볼 때입니다. 오랜 시간 그들의 마음의 소리를 들어주고 진심어린 신앙적 조언을 해주어도 미동도 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만을 향해 살아가는 사람을 볼 때입니다. 아침마다 시간을 쪼개 말씀을 묵상하고 힘껏 말씀을 나누어줘도 그저 또 다른 사람의 경험으로 듣고 흘려보내는 몇몇의 모습을 만날 때입니다.

 

목사란 게 그런 거 같습니다. 아무리 퍼주고 일하고 뛰어도 열매를 보기가 참으로 어렵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기도해주고 신경을 쓰고 내 삶을 떼어주어도 섭섭함을 느끼지 않으면 다행입니다.

성도들은 뭐 하나만 용서하고 퍼주어도 칭찬받는 삶이 될 수 있지만 목사를 향한 하나님의 기준은 조금 다릅니다. 당연하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만난 이야기, 어려움 가운데서 믿음으로 이겨낸 이야기, 가난 가운데서도 자족함을 배운 이야기 등을 할 때마다 냉소적인 기운을 느낍니다. “목사니까 그런 거지...” 전도를 해도, 복음을 전해도, 간증을 해도 늘 그저 그런 목사만의 이야기로 들려져 마음에 어려움이 찾아옵니다. 복음의 씨앗을 아무리 뿌리고 심어도 모든 수고가 헛된 것처럼 여겨집니다.

 

이러한 마음을 그대로 두면 우울함이 물밀 듯이 들어와 잠겨버립니다.
이러한 마음으로 스스로를 불쌍히 여기면 자기연민이 찾아와 나를 삼켜버립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상황과 상태는 언제나 찾아온다는 사실입니다. 회피하지 않고 맞닥뜨리는 일을 선택해야 합니다.

저 또한 어제 저녁 우울함과 자기연민이 물밀 듯이 찾아와 소망이 끊어졌음을 깨닫고 기도했습니다. 말씀이 읽혀지지도 않고 마음이 어려워 기도했지만 기도조차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계속 기도했습니다.

 

목마름에 갈증이 나 잠에서 깨듯 영혼의 갈급함이 잠이 오지 않게 합니다. 그럼에도 회피하지 않았습니다. 기도가 되지 않아도 기도했습니다. 내 마음을 따르지 않고 하나님만을 향했습니다.

 

어둠, 마귀라는 존재는 늘 이렇게 우리를 흔들어댑니다. 아주 시기적절하게 때를 놓치지 않고 이리저리 흔들어 마음과 균형을 잃고 넘어뜨립니다. 마음속에 있는 단 한 점의 소망도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빛이 필요합니다. 그 어둠을 뚫고 나아가는 은혜가 필요합니다. 두려움 가운데 부어주시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하나님 없이 살 수 없는 연약한 존재가 바로 나입니다.

 

고충에 머무는 것이 아닌 그 가운데 주시는 은혜를 경험하며 기쁨으로 하나님께 나아가는 오늘 되시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흔들리지 않는 나라를 받았은즉 은혜를 받자 이로 말미암아 경건함과 두려움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섬길지니” (히브리서 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