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비바람이 세게 불었습니다. 오늘 아침 밖을 내다보니 예쁘게 물들었던 단풍잎이 많이도 떨어졌습니다. 빽빽하게 숱이 많았던 머리카락이 세월의 바람으로 휑하니 빠져 비어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나이 먹는 것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죽음 앞에 자유 할 수 있는 사람도 없습니다.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오듯 유년 시절을 거쳐 청소년, 청년, 젊은 시절이 다 가고 장년의 세월을 맞이합니다. 장년의 아름다운 단풍이 지게 되면 노년을 맞이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이것저것에 매여 살아가다보면 나도 모르게 종착지에 다가서고 있음을 뒤늦게 발견하게 됩니다.
때마침 오늘 아침 뉴스에서 영화배우 윤정희씨의 알츠하이머 투병에 관한 기사를 보았습니다. 벌써 10년째 앓고 있고 이제는 딸도 못 알아보고 밥을 먹고도 또 먹자고 할 만큼 병세가 깊어졌다는 것입니다.
세월은 흘러갑니다. 잘살든 그렇지 못하든 관계없이 시간은 흘러갑니다. 이 땅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유한하고 제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유한한 시간은 끝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무한하고 영원한 인생이 주어지는 것을 준비하기 위해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입니다.
각자에게 주어진 인생에서 마지막 순간에 만나게 될 하나님과의 만남을 준비하는 인생이 되어야 합니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은 예수님을 믿지 않아도 누구나 아는 내용입니다.
없어질 것이 아닌 영원한 것을 바라보며 살아가야 하는 이유입니다. 평생 먹고 살아갈 것은 벌어놓는다고 평안한 인생이 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삶의 본질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어디서 와서 왜 살며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답이 없다면 무언가에 매여 이 땅에서의 삶을 전부라고 여기며 헛된 삶을 살아야만 합니다. 모든 단풍이 떨어지는 노년에 한탄하는 인생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은 우리 모두를 특별하게 만드셨습니다. 각자의 재능과 소질, 좋아하는 것을 달리하셔서 서로가 서로를 도우며 살게 하셨습니다. 함께 연합해야만 살 수 있게 하셨고 이 땅에서 영원한 삶을 준비하게 하셨습니다.
유한함을 통해 무한함을 향해야 함으로 늘 겸손히 살아가게 만드셨고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가는 것을 통해 삶의 본질을 찾게 해주셨습니다.
가을이 깊어가는 오늘, 묵직하고 겸손하게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하늘에 보화를 쌓는 오늘 되시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한 부자가 그 밭에 소출이 풍성하매 심중에 생각하여 이르되 내가 곡식 쌓아 둘 곳이 없으니 어찌할까 하고 또 이르되 내가 이렇게 하리라 내 곳간을 헐고 더 크게 짓고 내 모든 곡식과 물건을 거기 쌓아 두리라 또 내가 내 영혼에게 이르되 영혼아 여러 해 쓸 물건을 많이 쌓아 두었으니 평안히 쉬고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자 하리라 하되 하나님은 이르시되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준비한 것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 하셨으니” (누가복음 12:1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