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Church

큐티/공지

요즘 아들이 잠잘 때마다 앓는 소리를 내며 잠이 듭니다. 유도를 다닌 지 이틀이 됐기 때문입니다.

뭘 배우는지 물었더니 앞으로, 뒤로 구르고 계속 넘어지는 훈련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낙법”입니다. 누군가를 넘어뜨리는 훈련을 받지 않고 왜 넘어지는 훈련만 받는지를 물어보니 본인도 의아해합니다.

 

넘어지는 훈련을 받고 와서 몸이 힘들어 누워있는 아들을 보면서 생각해봤습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언가를 잘하고 성공의 대열에 오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넘어져보지 않은 사람은 잘 살 수 없습니다. 넘어짐이 없는 인생은 없기 때문입니다.

 

학창시절부터 너무나도 잘 나갔던 사람이 행복하게 사는 것은 아닙니다. 명문대학에 나온 사람, 사회적 위치가 높고 돈을 많이 버는 소위 성공한 사람들이 행복한 것도 아닙니다. 어떤 문제를 만났을 때 잘 넘어져본 사람이 행복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습니다. 늘 감사를 놓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제대로 넘어져보지 않은 사람은 넘어졌을 때 버티다 다쳐 원망과 불평으로 인생을 살아가게 됩니다.

 

런던올림픽 메달리스트 조준호 유도 선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인생과 유도는 공통점이 많다. 넘어져야 할 때 넘어지고, 거기서 왜 넘어졌는지를 깨달아야 유도가 늘듯이, 실패를 받아들이고 실패의 경험에서 배워야 인생도 한 단계 더 성숙할 수 있다.”

 

넘어졌을 때 바로 일어나서 다시 부딪쳐보려는 용기는 좋지만 넘어짐을 받아들이고 그 자리에서 쉼도 갖고 이유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인생도 넘어졌을 때 머물면서 실패의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넘어질 때 다치지 않고 잘 넘어져야 다시 일어나서 넘어뜨릴 기회가 오는 것이 유도이듯 넘어질 때 잘 넘어지는 사람에게 살아갈 기회가 찾아오는 것입니다.

 

믿음이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고 귀에 들리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아도 믿음이 실제가 되는 인생, 열심이 아닌 지혜롭게 사는 인생, 넘어져도 주신 약속을 따라 걷는 인생이 바로 믿음으로 살아가는 인생입니다. 넘어지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이 아닌 넘어짐이 있더라도 그 가운데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나 스스로를 점검하며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믿음을 구하는 기도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믿음은 넘어짐을 통해 다시 살아갈 이유와 방향, 기회를 주기 때문입니다.

 

학교에 가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해줬습니다. “넘어지는 훈련을 받는 것은 중요하다. 네가 늘 넘어뜨릴 수만은 없기 때문에 넘어졌다 일어나 다시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다치지 않고 잘 넘어져야 하는 거란다.” 무언가 알았다는 듯 웃으며 갑니다.

 

넘어져도 대충이 아닌 잘 넘어지기 위해 몸이 아프도록 훈련받는 유도처럼 넘어지고 일어섬 안에서 믿음을 경험하는 오늘 되시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무릇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마다 세상을 이기느니라 세상을 이기는 승리는 이것이니 우리의 믿음이니라” (요한1서 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