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코다리 냉면이 먹고 싶어서 아내와 식당을 찾았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코다리찜을 먹고 있어서 조금은 민망했지만 곧 그 민망함이 다행으로 여겨졌습니다. 냉면 맛이 형편없었기 때문입니다.
가게의 이곳저곳을 살펴보았습니다. 모든 것은 다 정상적으로 돌아갔지만 아마도 손님들이 많아서 무언가 실수를 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던 중 발견한 것이 있었습니다. ‘원산지’ 표시.
나름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있는 이 식당의 원산지 표시는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쌀을 빼고 모든 것이 다 수입품이었기 때문입니다.
명태, 황태, 코다리, 명란젓 등 우리 민족이 즐겨먹던 것들이 이제는 수입을 해야 합니다. 바다의 온도와 생태계가 바뀜으로 우리의 입맛은 그대로인데 이제는 신토불이는 어려워진 것입니다.
수입해서 먹던 망고가 우리나라에서 재배됩니다. 연안에서 보지 못하던 상어가 출몰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제주도에서만 봤던 야자수를 곧 부산이나 목포에서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환경이 바뀌면 문화가 바뀝니다. 식습관도 몇 년 사이에 많이 바뀔 것 같습니다. 마트에서 사는 과일의 종류도, 우리 식탁에 오르는 반찬의 종류도 마찬가지입니다.
환경에 영향을 받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환경에 저항해야 하는 일도 필요합니다.
봄과 가을이라는 아름다운 계절이 조금씩 사라지고 여름은 베트남 날씨처럼 변하고 겨울은 모스크바보다 추워짐으로 준비할 것도 많고 이겨내야 할 것도 생겨납니다.
우리 신앙도 그렇습니다. 예수님을 알지 못하던 때와 알고 믿고 난 후의 모습은 완전히 바뀝니다. 환경은 그대로이지만 변화와 저항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환경에 적응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그 환경을 뛰어넘으려고 합니다. 그 환경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그 모든 것을 계획하시고 이끄시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환경 탓하며 부족함과 어려움을 합리화시켜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 환경 안에서 주신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환경에 굴하지 않으며 그 뜻을 향해 살아내는 것입니다.
때로는 환경에 저항하고 때로는 환경을 보호하고 아껴가는 진정한 청지기의 모습으로 회귀되어지는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 백성답고 자녀답고 성도다운 모습입니다. 교회의 모습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내 삶의 예배의 모습이 되는 것입니다. 용기 있게 믿음으로 살아내는 삶인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변화와 저항이 있는 오늘 되시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대저 사람의 길은 여호와의 눈앞에 있나니 그가 그 사람의 모든 길을 평탄하게 하시느니라” (잠언 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