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6살 되는 첫째 아들은 작년부터 치아교정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적지 않은 시간, 적지 않은 비용으로 한 동안 고심하다가 2곳의 치과를 다녀온 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앞니가 가지런해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왼쪽 아래 어금니가 전부 누워 있어서 15년 동안 한쪽 이로 밥을 먹고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매번 밥 먹을 때 몇 번 씹지 않고 넘겨서 얼마나 주의를 많이 줬었는지 마음이 아프고 미안했습니다.
좀 더 지체하면 왼쪽과 오른쪽 턱이 틀어지고 몸 전체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고 성장기에 있으니 최대한 빨리 교정을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 의료진의 의견이었습니다. 다행히 정밀한 사진을 찍어본 결과 틀어짐이 거의 없었기에 감사했습니다.
원인을 모르니 부모는 꼭꼭 씹어 먹으라고 잔소리만 하게 된 것이고 본인도 씹는 것이 불편하니 조금 더 수월한 쪽만 선택하며 살아온 것입니다. 아이의 치아만이 아닙니다. 몸도 그렇습니다. 근력이 부족하거나 무게를 지탱할 수 없기에 몸이 한쪽으로 치우쳐져 결국에는 중심을 잡는 골반이 틀어지고 허리에 무리가 가는 것입니다. 버티기 힘들어 좀 더 수월한 자세를 하다가 결국 틀어지게 됩니다.
오랜 시간 쌓아다보니 몸 전체가 틀어지게 되고 불편한 곳도 많아지고 아무리 재활치료를 받아도 그 때 뿐이고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중심’입니다. 어쩔 수 없이 몸을 틀어서 일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중심을 잡고 있다면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입니다.
밸런스를 생각하며 중심을 잡아봤다면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했을 것입니다. 우리 신앙도 그렇습니다. 말씀이 꿀처럼 달 때가 있습니다. 말씀을 열심히 읽고 집중합니다. 그러는 중 기도를 놓칩니다. 마음이 너무나도 간절해 기도의 자리에 머물다보면 말씀을 놓칩니다. 한쪽으로 치우쳐져 신앙이 틀어지기 시작합니다.
골반, 허리, 목은 모두 서로 연결되어 몸을 지탱해야 하는 것이지만 균형을 잃고 중심을 놓친다면 건강에 치명적인 어려움을 가져오게 됩니다. 말씀과 기도, 묵상과 선포, 사랑과 섬김, 환란과 감사, 은혜와 고난, 기쁨과 슬픔의 중심을 놓치게 된다면 나도 모르는 사이 헛된 신앙을 품는 자가 될 수 있습니다.
마음의 중심을 잡아야 삶의 중심을 잡을 수 있습니다. 삶의 중심을 잡아야 시선과 행함의 중심 또한 잡을 수 있습니다. 모두 연결되어 영혼을 지탱하는 것입니다. 상처를 받다보면 자기중심적으로 변하게 되고 성공만 하다보면 교만이 중심이 되며 어려움만 경험하다보면 열등감이 중심이 됩니다. 마음의 중심이 틀어지면 삶이 틀어져버립니다.
삶이 틀어지지 않도록 하나님은 세상 어떤 것보다 나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마음의 중심에 세우고 기도와 말씀의 균형 가운데 마음과 시선이 오직 빛과 생명을 향하는 오늘 되시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나는 인애를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아니하며 번제보다 하나님을 아는 것을 원하노라” (호세아 6:6)